둥굴레차를 마시는 사람들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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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굴레차를 마시는 사람들 / 김승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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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시집 (3) [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둥굴레차를 마시는 사람들


누룽지를 만들지 못하는
전기밥솥으로 사는 요즘사람들은
숭늉 맛이 나는
둥굴레차를 마신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들
빙 둘러 앉아
옹알이하는 아가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소곤소곤 쑥덕쑥덕
희희락락하다가도

옛 숭늉이 그리울 땐
둥굴레차를 마시며,
그것이
뿌리 채 뽑혀 죽은 생명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없다

방금 들여다본 아가의 얼굴 닮은
눈빛 맑은 목숨들이
풀숲의 역사를 밝히며 피운
꽃이었다는 걸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둥굴레차를 마시며
둥글게 둥글게
손을 마주잡고
이 세상 모두가 하나 되는
원을 그리자고 한다





※ 둥굴레 :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과 들에 자생한다. 굵은 육질의 땅속줄기는 옆으로 뻗고, 붉은 자줏빛을 띠는 줄기에 6개의 능각(稜角)이 있으며, 끝이 비스듬히 처진다. 잎은 어긋나는데 긴 타원형으로 잎자루가 없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한쪽으로 치우쳐서 퍼진다. 6~7월에 밑부분은 흰색이고 꽃잎 끝부분은 녹색으로 된 종 모양의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아래를 향해 피고, 9~10월에 둥근 모양의 열매가 검은색으로 익는다. 어린 순은 나물로 식용하고, 뿌리줄기를 음료용과 장아찌로 식용하며, 한방에서「옥죽(玉竹)」이라 하여 뿌리줄기를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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