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인생 / 최정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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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인생 / 최정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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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인생 / 최정연


  천안 순천향병원 응급실 영원히 자식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란 도박 같은 맹세를 하던 내가 죽어가고 있다 곧 떠날 때가 되었다 장모님도 처제들도 처남들도 다녀갔다 3일 만에 산소마스크를 떼고 반 평의 흙의 집으로 돌아왔다 굴착기가 파놓은 흙의 집에 반듯하게 누운 것은 내가 아니라 어린 자식들이 흘린 눈물이다 나는 니체보다 소주를 더 사랑했다 니체가 누군지도 모르고 살았다 죽은 니체가 까마귀떼로 몰려와 곡했다 우르르 하늘을 가르며 청솔나무숲으로 내 영혼을 실어 날랐다 나는 소나무가 되어 사철 푸를 것이다 아홉 살처럼

  어머니는 장례식장에서 이렇게 말했다(너거 아부지도 너거 형부처럼 쉰넷에 죽었다 아이가) 따끈따끈한 봉분 옆에서 사람들은 따끈한 국밥을 먹는다 조카들이 입었던 상복을 태우고 눈이 쌓여있는 언덕을 내려간다   


최정연 시인
ㆍ경남 의령 출생 2011년『시에 신인상』등단. 2012년 시집『시가 마렵다』
1 Comments
서문인감독 2013.04.09 20:58  
좋은 시에 머물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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