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 공석진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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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 공석진詩

박상도 0 5260
미안합니다 / 공석진
 
 
염치없는 나를 혼내줄 독주를 앞에 놓고
풀이 죽은 목소리로 건배를 제의한다
 
악착같이 홀로 살아남으려
부축하여 함께 동행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무관심으로 홀로 된다는 것이 내내 서럽게도
당신을 허허심장에 방치해서 미안합니다
 
'나도 외롭다,나도 외롭다' 강변하면서
정작 당신의 고독을 챙기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내가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당신의 통절한 아픔을 나누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눈에 안 보이면 마음에서 멀어지는데
곁에 있어도 눈을 감고 애써 외면해서 미안합니다
천년만년 사랑한다 말을 해놓고
숱하게 이별을 고려해서 미안합니다
 
당신의 존재가 내가 살아가는 이유임에도
지나가는 바람쯤으로 쉽게 망각해서 미안합니다
소중한 당신이여!
그동안 잘해 주지 못해서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심한 갈증을 축여 줄
한 대접의 물마중을 나가지 않는 일이
하아 이다지도 후회스러운 일인 걸
이제서야 등신같이 머쓱하게 외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공석진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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