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층층잔대 / 양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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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층층잔대 / 양전형

밤바다 0 2231
한라산 층층잔대
                     

휑한 들녘 헛손질로 한 여름 나서더니
땅을 향해 한 타씩 일제히 종을 치네
무작정 그리운 소리 어디 하늘이 부추겼나

죽은 이는 한 곳만 가만가만 본다는데
이 산 아래 잠든 친구 먼 길만 보면서도
뎅그렁 뎅그렁 덩덩 땅 위가 그립겠다

외로운 길 지친 듯 낮달도 푸석하군
친구야, 나도 종 됐네 그간 사연 타종할까
우리들 세상 달라도 고작 한 층 차이라네

일상이야 틀리겠지 넌 자고 난 먹는 일
잠연한 너의 고향 왕왕작작 나의 타향
아니다, 같은 일 있다 그립고 보고픈 것

첫 닭이 홰치기 전 꽃종소리 울리거든
햇귀도 잠 깰 시간 눈 번쩍 떠 보시게
멍한 듯 벌떡 일어나 나 좀 잠깐 보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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