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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울 없는 물이 돌에 굴러 잘랑이고 <10ㅡ5>__장산선사, 寒山詩, 無名人, 山居의 노래, 천의天衣선사, 양개선사와 어머니의 답서, 부설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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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07 14:51
한 방울 없는 물이 돌에 굴러 잘랑이고 <10ㅡ5>__장산선사, 寒山詩, 無名人, 山居의 노래, 천의天衣선사, 양개선사와 어머니의 답서, 부설거사
 글쓴이 : 정석영
조회 :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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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봉 아래 띠집을 짓고----장산선사


자비로운 눈길 깜박할 한 순간에
온 천지 사방이 잠기었나니
수미의 큰 산이 티끌 먼지 끊어졌고
대양의 큰 바다가 물 한방울 없는 것을!
한 방울 없는 물이 돌에 굴러 잘랑이고
티끌 끊긴 푸른산이 하늘높이 솟아올라
솟아로는 청봉 아래 띠집을 짓고
맑은 개울 시냇가에 밭갈고 씨를 뿌려
피곤하면 평상 위에 발 뻗어 잠이 들고
배고프면 나물밥 지어 맛있게 먹노라네


*세상 밖에 사노라니----寒山詩

구름도 많아라 물소리 맑아라
그 가운데 한가로이 한 선비 사노니
낮에는 푸른 산을 거닐어 놀고
밤이면 바위 아래 돌아와 자네

바뀌는 봄 가을 저대로 맡겨 두어
고요하고 그윽한 삶 번거로움 없네
아아! 단촐해라, 기댈 데 없으니
그저 맑고 조촐하기 가을물 같네


*이 어떤 소식인고

내 한산에 머물러 산 지 몇해이던고
혼자서 노래하며 시름 걱정 끊었노라
다복솔 사립문은 열린 채로 그윽하고
장맛처럼 단 샘물은 절로 솟아 넘쳐나네

돌집 땅화로의 오지솥엔 차가 끓고
송화와 잣순하며 유향 담은 병이 있어
배고프면 한 알 가다약 먹으면
마음이 평정하여 돌에 기대 눕느니라

                              <가다약-예부터 도가(道家)에서 백복령, 황정 따위를 뭉쳐 만든 불기환(不飢丸>


*산거(山居)의 노래ㅡㅡ작자미상


강 맑아, 달이 물에 잠기고
산 비어, 가을빛이 정자에 가득하다
내 즐겨 뜯는 가락, 내 스스로 말 것이여
그 누가 듣건 말건 상관없어라


*인인 본연사(人人本然事)--道拙禪子


  생각하여 아는 것은 너의 아는 것이고 생각하지 않고 아는 것은 본래의 앎인지라 너의 앎이 아니니,
보고 듣고 생각하여 아는 것은 시작과 마침이 있어 불가불 너의 마음이려니와 발아래 요연한 자리는
담연히 향상하여 처음과 끝이 없으니 이 무엇이란 말인고?

  만약 이 마음을 알아서 저 요연한 성품에 맡겨버린 채  살아간다면 곧 도(道)에 합쳐진 자리니,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도록 나와 대상 그 모든 경계가 다 그 속에 있어 포용하지 못함이 없으리니,
바로 건곤(乾坤-하늘땅)만유를 삼키어 홀로 드러난 자리이고 예와 이제를 뛰어넘어 눈앞에 현전한
도리이니라.

  그러므로 이르시기를 털끝만큼도 닦아 배우는 마음을 내지 아니할 때 형상 없는 빛 속에서 항상
자재하리라 한  것이다. 비로소 본래로 일없는 자린 줄을 알았으나 길이 익혀 순일해야 하는 것이다.
녹수청산에서 뜻에 맡겨 노닐고 어촌이나 주사에서 자재로히 지내가되 연대와 절기를 함께 알지 못
하리니 봄이 오면 예처럼 풀이 절로 우거지리라.


*문외삼문(門外三門)

  첫째는 알 때도 아는 것이 있고 알지 못할 때도 아는 것이 있는지라 어떻게 하여
이 한결같은 앎을 알아서 저 영겁을 두고도 어둡지 아니하여 완연히 항상 밝은 자리를 
바로 알아 얻을 것인가?

둘째는 사람도 아는 것이 있고 짐승도 또한 아는 것이 있는지라 어떻게 하여 이 둘 아닌
앎을 알아서 하늘을 덮고 땅을 덮으며 처음과 끝을 다해 마침을 얻어 수용할 것인가?

셋째는 가히 알 곳을 알지 못하면 이게 곧 미혹한 것이고 만약 알지 못할 자리를 안다고
하면 이게 바로 뒤바뀐 것이라 어떻게 하여 이 미혹함과 뒤바뀜을 여의고서 홀로 저 붉은
하늘을 거닐 수 있을 것인가?


*산거(山居)의 노래ㅡㅡ작자미상


강 맑아, 달이 물에 잠기고
산 비어, 가을빛이 정자에 가득하다
내 즐겨 뜯는 가락, 내 스스로 말 것이여
그 누가 듣건 말건 상관없어라


*무심경(無心境) 속에


기러기가 창공을 날아가는데
그림자는 찬 강에 잠기었어라
기러기는 자취를 남긴 생각이 없고
물은 그림자를 띄운 마음이 없나니
만약 능히 이와 같아야
비로소 다른 갈래의 세계를 드나들 수 있느니라

                            <∙다른 갈래의 세계-육도 중의 인간계 이외의 세계, 특히 지옥이나 축생계를 일컫는 말>

**양개선사良价禪師 謝親書(어머님께)

  양개는 슬하를 떠나 멀리 산문으로 들어온 지 어언 십추(十秋)가 바뀌었고, 길은 하늘 끝
아득한 만 리, 산이 가리고 물이 막혔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어머니께서는 마음을 거두
시어 도(道)로 향하시고 이별의 정을 생각지 마시옵소서. 형님은 부지런히 효행을 닦아 얼음
속의 고기를 구해오고 어우는 힘을 다해 받들어 모시기를 눈 속의 죽순 따오는 일도 개으르지
않을 것이며, 지어미는 세상에 있으면서 효도를 행하여 천심에 합하고 중이 된 자식은 불문에서
도를 구하고 선을 닦아서 결정코 천생의 부모와 만겁의 자친을 함께 갚겠사옵니다. 지금은 비록
천산만수(天山萬水)에 아득히 두 길로 갈라졌거니와 다음 세상 부처님 회상에서 길이 만나기 위해
오늘 이 자리, 잠시 이별을 하옵는 것입니다.

…번뇌가 다할 때 근심의 불도 거지고 은애의 정이 끊긴 자리에 생사(生死)의 애하(愛河)도 마를 것을…

                                                                          고향의 어미님께 불초의 자식 양개가 우러러 올림


*진리의 대도를 구하겠다니----양개화상 어머니의 답서


  네가 훌쩍 집을 떠난 뒤로 어미는 밤낮으로 눈물로 지새우며 너의 돌아올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슬프고 슬프도다. 보내온 편지에, 신명이 다하도록 집으로 돌아
오지 아니하고 맹세코 진리의 대로(大道)를 이루겠다니, 아비는  떠나시고 어미는
늙었으며, 형은 가난하고 아우는 어리니 내가 누구를 의지하리. 자식은 어미를 버릴
뜻을 내었으나 어미는 자식을 버릴 마음이 없다. 그러나 네가 이미 뜻을 굳히고 있으니
어찌하랴. 너의 뜻을 따르마. 그런데 단 한 가지.. 내가 죄업에 끌려 험악한 세상에 떨어
졌을 때, 저 목련존자와 같이 이 어미를 건져 악도에서 벗어나게 하고, 너는 위로 불과
(佛果)에 올라야 한다. 혹 그렇지 못하다면 그 허물이 적지 않을 테니 잘 살펴 가야 하리라.


                                                                                멀리 산속에 있는 자식에게 어미 답서



*팔죽시(八竹詩)ㅡ부설거사(浮雪居士)


此竹彼竹化去竹    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風吹之竹浪打竹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飯飯粥粥生此竹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생기는 이대로

是是非非付彼竹    시시비비는 저에게 맡긴 대로

賓客接待家勢竹    손님 접대는 집안의 형편대로

市井賣買時勢竹    시정의 매매는 시장의 시세대로

萬事不如吾心竹    만사가 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느니

然然然世過然竹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 대로 지낼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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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아라, 이만한 게 다시 없을 것이다. 이렇게 살으리라.
그냥 만사태평으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이 시는 대 죽(竹) 자를 이두 식으로 풀이하여
‘대로’로 해석하는 특이한 시로
파격적인 무애자재한 도인의 詩이다.
부설거사의 팔죽시를 네 자로 줄이면,
허허실실(虛虛實實)이다.
허허실실(虛虛實實)이란 "되면 좋고 안되어도 그만이라는 뜻이다.
어찌 생각하면 허허(虛虛)롭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세상을 포기하고 살아가라는 뜻이 아니다.
억지로 세상을 살려하지 말고 진리와 순리에 맞추어 살라는 것이다.
비 온다고 걱정 한들 비가 그치지는 않는다.
눈 온다고 걱정한들 눈이 그칠 리 없다.
그러면 비오면 비오는 대로 눈오면 눈오는 대로 순응하며 살라는 것이다.
허세 부리고 살지 말라 하는 것이다.
쥐구멍에 볕 들날 있다고 낙담하지 말며 살라는 뜻이 담겨있다.
사람 한 평생 짧디 짧지만 그 안에도 우여곡절(迂餘-曲折 )이 많다.
그때 그때마다 평상심을 잃지 말라 하는 것이다.
꽃 핀다 즐거워 말고 낙엽진다 서러워 말라 하는 것이다.
분수대로 살다보면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이다.
목숨을 스스로 끊을땐 왜 그만한 이유나 아픔이 없었겠는가!
하지만 인생은 허허실실(虛虛實實)이다.
남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니다.
그러니 남 눈치보며 사는 인생이 아니다.
우주의 삼라만상(森羅-萬象) 모두가 내가 있어 존재하는 것이다.
당연히 우주의 중심은 '나'이다. 모두가 홀로 높고 거룩한 존재임을 알아야 하리.
그것이 바로 천상천하에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인 그 자리다.

ㅡ천강의 물이 맑아 천강에 달이 곱고, 만리에 구름 개어 만리의 하늘이 거울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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