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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가장 무더운 날, 강 한 폭을 옮겨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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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16 18:15
올해 들어 가장 무더운 날, 강 한 폭을 옮겨왔다네
 글쓴이 : 정석영
조회 : 356  
-
 
*순천만 갈대꽃-----이예영

아, 꽃밭이다
구름밭이다

이 청명한 가을 은빛을 타고
무한 천공을 여행하던 뭉게구름
청잣빛 바닷가에 펼쳐진 순천만
그 비경에 혹해서
여기 내려앉았나 보다

이곳 해만이 아름답고
사람들이 아름다워 차마 떠나지 못하고
그냥 눌러앉게 되었나 보다

어스름 내려앉은 이 저물녘에도
소곤소곤 잠들지 못하고 나부끼는
아, 저 보드라운 손짓, 손짓들....

저 손짓들은 분명 누굴 부르는 손짓이겠지
뭉게구름 저 혼자 보기 아까워
하늘나라 모든 별들을 부르는 손짓
다정한 부름의 손짓이겠지.


*마음의 강(원제 : 강)----이유식

  1
강물은 마음이 되어 흐른다.
마음은 강물이 되어 흐른다.

그러나
어디를 향하는 것도
어디를 가야 하는 것도 아닌
다만 사라져 가는 것이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흐르다가
흐르다가

이승의 손을 놓고
다만 사라져 가는 것이다.

  2
사라져 가면서
다시금
돌이켜 보며
저 혼자
깊어지는 강.

산 첩첩

그 깊은 한
안으로 안으로만 삭히면서
유유히 흘러

충만함도
오히려 슬픈
마음의 강.


*임진강----김오남

장강 만 리로다 물결도 자는 이제
낙조의 고운 빛을 내 보고 즐기노라
세사야 언제 못하랴 저물도록 보리라.

서천은 몽롱하고 달은 이미 동천인데
수상 청풍이요 강 가득 은파로다
그 위에 백로 비꼈으니 그림인 듯싶어라.

물 위에 맑은 바람 거기에 또 달이 밝다
일엽선에 몸을 실어 강심에다 띄워두고
강류에 배를 맡기니 달도 따라 오더니라.

-
필자가 이십여 년 전, 마산 시외의 좀 답답한 처소에 살 때 어찌나 강이 그리웠던지 이 임진강을 수삼일을 두고
감상했던 기억이 선연합니다. 그렇게 읽고 새겨가다 보면 매우 깊숙히 시정 속을 잠겨드는 황홀함을 맛보게 됩니다.
그렇게 한 편이면 더욱 좋구요. 두세 편의 시정 속에 포옥 잠겨보세요. 나와 우주가 온통 혼연일체가 됩니다. 새로운 체험,
새로운 경이의 세계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 한 편의 시심이 선심의 자리를 거쳐가 오도의 심오한 경지로 이르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공부를 시작해 보자고 이 창을 마련했습니다. 그렇게 한번 해보아요. 천편 만편 읽는 것보다 더 큰 만남을 이루게 됩니다.
-

정석영 17-07-19 17:51
 
17-07-19 17:48

 
텅 비워두었을 때
나타나는 세계가 있습니다.
비워둔 항아리에
파란 하늘이 고이듯이
그 본연의 나를 발견해야만
본래 태어나지 않은 나를
결코 죽을 수조차 없는
그 삶의 실체가 항존합니다.
그 시원이 하늘 위에나
땅 속 깊숙히 숨겨져 있지 않습니다.
우리들의 일상속에 완연히 드러난
무의식의 본체입니다.
그 무의식의 바탕에서
의식을 작용하여 일궈내는 것이
일상의 삶인 것입니다.
의식과 대상이 함께 잠재돼 있으므로
잠재의식이라고도 불리워집니다.
거기가 우주만유의 시원점입니다.
다시 다른 시원이 없습니다.
우리는 실로
무시무종의 삶을 살고 있으면서
살아간다, 죽어간다고
착각하고 있는 까닭에
끝도 없는 미망의 고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만있자, 우선 맺으면서 .......
정석영 17-07-18 06:46
 
*양전형 하나 죽다 -----양 전 형 


여러 마리 양전형 중 한 마리가
요즘 들어 유별나게 꽃을 많이 피우더니
동백꽃 목련꽃 민들레
철쭉꽃 찔레꽃 엉겅퀴
눈 가득 무더기로 피워내더니
꽃에 겨워
어젯밤 탑동바다에 빠져 죽었다
꽃잎이 바람에 날리듯 그렇게 떨어졌다
죽은 그를 애도한다 가슴 아프다
잘 가거라 나여! 잘 자거라 나여!
빠끔히 살아 있는 나머지 우리들은
사랑하는 그를 위해 술을 마셔야 한다
장마 같은 슬픔을 면제받기 위해
여러 개의 술독을 비워내야 한다
새벽과 밤이슬을 좋아하며 별을 훔치며
바람처럼 분별없이 살았던 잘못들과
누덕누덕 남루한 그의 상처들을
덮어야 한다 용서해야 한다
자, 말끔한 용서를 위하여 건배! 

                     
                      < 죽는다고 다 끝나는 게 더욱 아님을, 비로소 시작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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