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동사니 - 문효치
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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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9 20:42
방동사니
문효치
방동사니에
손가락을 벤적이 있었다.
벤자리에 방울방울 솟아오른 피가
내 유년의 한마디를 온통 적시고 있었다.
줄기 하나에
수십개의 날선 칼을 달고
내 손가락 뿐만아니라
구름의 손가락 바람의 다리
하늘의 몸통을 베고 있었다.
그까이꺼, 풀 풀하면서 업신여겼던 그 풀에
나는 그만 풀이 죽어 울면서
붉은 피를 닦아내고 있었다.
문효치
방동사니에
손가락을 벤적이 있었다.
벤자리에 방울방울 솟아오른 피가
내 유년의 한마디를 온통 적시고 있었다.
줄기 하나에
수십개의 날선 칼을 달고
내 손가락 뿐만아니라
구름의 손가락 바람의 다리
하늘의 몸통을 베고 있었다.
그까이꺼, 풀 풀하면서 업신여겼던 그 풀에
나는 그만 풀이 죽어 울면서
붉은 피를 닦아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