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휴일 - 이창옥 (*시화 ‘외로운 별’ - 青山 이풍호)
靑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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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6 07:57
(장터) 2011년 7월 4일
아버지의 휴일
이창옥
십일월 바쁜 손님
하이얀 손
새 단장 볏짚 이엉 이불 덮어주면
비단 광목 시름 탈탈 털어
허리춤 질끈 동여
예산 장터 아주매 막걸리
사일 논두렁 호미 노래 하시던
내 아버지 새벽 국밥 퍼 올리시는
톡톡 콩깍지 울음
빠알간 불 소시개 엄마 새벽
팔봉산 달음질 한다.
서울 유학 나간
둘째 오빠 등록금 대신할
아버지 오년 동무 외양간 음메는
슬픈 눈 치켜 뜨고 예산 장 가자한다.
‘아부지! 내 신발 빵꾸 터졌다’
엄지손가락 사정없이 쑤셔대니
아침밥 부지갱이 매를 번다.
왼 종일 아이 긴 목 늘리어
아버지 등짐 내려놓는다.
검은 고무신 뒷춤 솥단지 만하게
오늘 장에 하나 더 붙었다.
아버지 코 등잔불 켰다
아버지 입 유성기 돈다.
여보
막내야
막걸리 딱 넉잔 하니
내가 부자야 그렇지 암
사그락 사그락 마른 볏짚이
내 아버지 오일 장터 이야기
차곡차곡 쌓아간다
구
십
년
예산장 가유 아부지
십년간 영원한 휴가 가셨지요.
*시화: 외로운 별 - 青山 이풍호
아버지의 휴일
이창옥
십일월 바쁜 손님
하이얀 손
새 단장 볏짚 이엉 이불 덮어주면
비단 광목 시름 탈탈 털어
허리춤 질끈 동여
예산 장터 아주매 막걸리
사일 논두렁 호미 노래 하시던
내 아버지 새벽 국밥 퍼 올리시는
톡톡 콩깍지 울음
빠알간 불 소시개 엄마 새벽
팔봉산 달음질 한다.
서울 유학 나간
둘째 오빠 등록금 대신할
아버지 오년 동무 외양간 음메는
슬픈 눈 치켜 뜨고 예산 장 가자한다.
‘아부지! 내 신발 빵꾸 터졌다’
엄지손가락 사정없이 쑤셔대니
아침밥 부지갱이 매를 번다.
왼 종일 아이 긴 목 늘리어
아버지 등짐 내려놓는다.
검은 고무신 뒷춤 솥단지 만하게
오늘 장에 하나 더 붙었다.
아버지 코 등잔불 켰다
아버지 입 유성기 돈다.
여보
막내야
막걸리 딱 넉잔 하니
내가 부자야 그렇지 암
사그락 사그락 마른 볏짚이
내 아버지 오일 장터 이야기
차곡차곡 쌓아간다
구
십
년
예산장 가유 아부지
십년간 영원한 휴가 가셨지요.
*시화: 외로운 별 - 青山 이풍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