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위의 사내 / 최한나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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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8 18:10
전봇대 위의 사내
집안이 시베리아다
싱싱 냉장고도 붉은 히터도 앵무새 스크린도
얼음이 버렸다
베란다에 나가본다
태양은 어디에도 없다
전봇대 위에 한 사내가 매달려 있을 뿐
두툼한 작업복, 반짝이는 안전모에 가려진
로보캅 얼굴이 땀방울을 튕긴다
치지직 튀는 불꽃
투둑투둑 떨어지는 전선동강이들
윙윙 히터가 돌기 시작하고
냉장고는 더 씽씽
점점 온도를 되찾는 벽과 벽들
사내의 손끝이 동토를 녹인다
저 사내의 몸속엔 도대체 몇 볼트의 전압이 흐를까
저 사내 몸값이 궁금하다
집안이 시베리아다
싱싱 냉장고도 붉은 히터도 앵무새 스크린도
얼음이 버렸다
베란다에 나가본다
태양은 어디에도 없다
전봇대 위에 한 사내가 매달려 있을 뿐
두툼한 작업복, 반짝이는 안전모에 가려진
로보캅 얼굴이 땀방울을 튕긴다
치지직 튀는 불꽃
투둑투둑 떨어지는 전선동강이들
윙윙 히터가 돌기 시작하고
냉장고는 더 씽씽
점점 온도를 되찾는 벽과 벽들
사내의 손끝이 동토를 녹인다
저 사내의 몸속엔 도대체 몇 볼트의 전압이 흐를까
저 사내 몸값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