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밀한 사랑[서지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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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한 사랑[서지월 시]

눈보라 0 4235

내밀한 사랑

徐 芝 月
서 지 월

내가 시를 쓰는 일이나
당신이 밥 짓고 빨래하는 일이나
보람은 같고 보면
우리가 남몰래 사랑하는 일이나
감귤밭에 감귤이 향그럽게 익어가는 일
또한 같은 거라면
기러기처럼 줄지어 날아가다가
형체도 없이 뿔뿔이 흩어지는 몸 될 때
당신은 어쩌겠나?
사랑의 깊이만큼 하늘은 푸르러
보이지 않는 아득한 높이에서
영혼끼리 만나서 구름으로 떠돌다가
다시 시냇물로 만나 흐르더라도
내 얼굴 당신 잊지 못하고
당신의 얼굴 내 잊지 못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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