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월 인생시'지금은 눈물의 시간이 아니다'
이별리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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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05 17:11
<서지월 인생시>
지금은 눈물의 시간이 아니다
서 지 월
말하고 싶지 않음으로 하여 우리가 걸어갈 때
느끼는 미동처럼 세상은 가라앉아 버릴 것 같지 않다.
호오이 호오이 풀잎이 누군가를 부르며
뒤돌아 볼 때, 순간 우리의 모습이
푸른 하늘을 향해 마냥 걸어가는 짐승같고
사과나무의 낙과(落果)처럼 쓸쓸히
굴러 떨어질 것 같지 않음으로 하여 매달려 있는
저 붉은 태양(太陽)이나 시간을 셈하는 추처럼
즐겁게 하루를 배불리 생각하는 것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음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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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월 (1955년 출생)
대구출생
대구대 국어교육학과
<한국문학>과 <심상>지를 통해 등단
<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 <강물과 빨랫줄> <가난한 꽃>등 시집을 펴냄
현대시창작전문강좌 '대구시인학교'에서 시창작 강의를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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