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존 심/ 정소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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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존 심/ 정소슬

이문조 0 3279
사는게 다 그런거지 뭐 별게 있느냐고
수시로 수시로 접근해오는
그럴듯한 타협앞에
오히려 고개 뻣뻣이 세우고 엉겨붙는
무모한 네가 미울때가 많다

4월초파일에 부처를 찾고
주말마다 성당에 나가고
길거리 목사의 설교에 감동하여
발 동동구르는 자의 편리한 호들갑을
왜 닮을수 없느냐고 질책하며 욱박지르고
달래어도 보지만

노랭이 영감의 담뱃대처럼
길고 꼿꼿한 자존심에
자신을 통째로 끼우고 사는
한 남자가 원망스럽다

그 빌어먹을 자존심을
굉장한 보배인양 붙들고 사는꼴
지긋지긋하여
죽사발나게 줘 패서라도
잠재우고 싶은 날

그런날은 어김없이
소주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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