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놓아 울고 싶을 때가 가끔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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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놓아 울고 싶을 때가 가끔은 있다

목 놓아 울고 싶을 때가 가끔은 있다

(宵火)고은영


종일 바람에 희롱당하며
갈 곳을 잃고 날마다
같은 곳을 표류하는
우리 인생의 슬픈 바다.

밀물이 들수록
사랑은 썰물처럼 멀어져 간다.
육신의 결 고움도
빛바래 가는 삶의 애환이여

밤을 지새우다
별들은 새벽을 밟고
안주할 수 없는 일상의 허무로
변방의 숲에서
숨죽여 울고 있었다.

살아감이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싶은 날이면
때로는 저잣거리에서
술 취한 나그네가 되어 휘청거리며
숨 고른 대지의 입김을 맡기도 하고
 
외진 시골의 버려진 거리쯤에서
들풀에 머리 묻고 지친 어깨 뉘어
똥물처럼 더러운 몸뚱어리로
잃어버린 별들의
아름다운 유영을 보면서
사랑의 부재에 대하여
간절히 외치고 싶은 날이 더러는 있다.
 
사람이 사랑의 양분을 마시고
살아야 함을 절감하고
무언가를 날마다 조금씩
그리워해야 만 하는 것에 대하여
목 놓아 울고 싶을 때가 가끔은 있다.
1 Comments
손우석 2007.09.28 23:25  
부럽도록 좋은 시를 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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