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에서 / 정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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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에서 / 정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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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에서



정 구 찬



여름 내내 뜨거웠던 홍시,
저 혼자 떨어지는 빈 집에서
바람은 고향집 생각나듯
문득문득 불어오고
팔월 단비에 우거진 잡초가
풀벌레 소리마저 덮어버린 저녁 무렵,
앞마당 뒷마당으로
부지런히 다녔을 고무신 한 켤레
허물처럼 벗어놓은 집
구들에 온기도 식은 지 오래
진종일 졸고 있던
고요를 털고
비비새 한 마리 울고 가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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