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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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愛

오순화 0 3444
삼월愛


오순화

오늘 아침 열시의 바람은 보드란 손으로 들녘을 쓸어 주었다 
오늘 오후 세시의 햇빛은 창가에 찬찬히 들어와 졸고 있었다

봄은 바람을 타고 온다
봄은 바람위에 햇살 무등 태우고
하늘하늘 겨울문턱을 넘어 새침 뚝 떼고
드러누워 지상의 주인. 만물의 지휘자가 된다

삼월은 1월의 새 희망보다도
더 푸른 숨결로 고개 숙인 나의 꿈을 흔들어 깨울 너이기에
힘겨워도 솟는 힘과 희망의 나래들
그래 그렇게 또 한 번 너를 품고 살아볼란다
사는 날 단 한 번도 배신하지 않았던 너였기에
사랑스런 봄이여
형편없이 초라해져도 너의 기운 앞에 손 내밀어 악수한다

싱그러운 봄이여
너의 뜨락에
잔 서리에 시든 들풀이, 뒷동산 떡갈나무 잎이 뒹굴다
내 몸 덮어주어 함께 이겨낸 겨울
따사로운 햇살 비비대고,
간질이는 바람결에 눈뜨는 아침 넌 언제나 씩씩했다
새봄마다 다시 태어나
가끔은 밥상 쌈장 옆에 누워있던 머위하나 심어놓고
가난한 마음이 괜실히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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