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가을의 추억으로 벼베기를
정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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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4 15:04
가끔은 가을의 추억으로 벼베기를
떠올리지요
대차리 넓은 논에서
학교 학생전체가 일손을 도와주려 가는날
학생들은 몰래 주인아저씨가
가져다준 막걸리도 한잔하고
서투른 낫질이지만 그래도 이마에 땀을
흘리며 벼를 베어서 한쪽에 눕히고 쌓고
점심때면 커다란 대야에 하나가득 쌀밥을
해오면 옹기종기 여기저기 모여앉아
몇그릇도 뚝딱 해치우고
고등학교 형아들은 몰래 언덕뒤로 도망가
담배를 피우고
그렇게 하루해가 짧아지다 보면
그곳에서 종례를 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갔지요
대차리로 가는길 당시엔 포장이 안된
강을 따라 좁고 길다랗고 꼬불거리는 길을
온 전교생이 줄을서서
소풍갔다오듯이 오는 풍경은
가슴속에 수많은 가을이 와서 그렇게
그림을 다시 그리네요
노란 행렬의 행진
검정교복들이 수많은 개미같은 행렬
그때는 예외가 없었어요
여학생들 중에도 활달한 선배들은
더 열심히 일하곤 했지요
떠올리지요
대차리 넓은 논에서
학교 학생전체가 일손을 도와주려 가는날
학생들은 몰래 주인아저씨가
가져다준 막걸리도 한잔하고
서투른 낫질이지만 그래도 이마에 땀을
흘리며 벼를 베어서 한쪽에 눕히고 쌓고
점심때면 커다란 대야에 하나가득 쌀밥을
해오면 옹기종기 여기저기 모여앉아
몇그릇도 뚝딱 해치우고
고등학교 형아들은 몰래 언덕뒤로 도망가
담배를 피우고
그렇게 하루해가 짧아지다 보면
그곳에서 종례를 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갔지요
대차리로 가는길 당시엔 포장이 안된
강을 따라 좁고 길다랗고 꼬불거리는 길을
온 전교생이 줄을서서
소풍갔다오듯이 오는 풍경은
가슴속에 수많은 가을이 와서 그렇게
그림을 다시 그리네요
노란 행렬의 행진
검정교복들이 수많은 개미같은 행렬
그때는 예외가 없었어요
여학생들 중에도 활달한 선배들은
더 열심히 일하곤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