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활짝 피거든 맨발로 오소서
김용관
0
2250
2003.05.18 20:22
동백꽃 활짝 피거든 맨발로 오소서
김 용 관
엄동설한
지심으로 살아 온 세월
절절한 사연 입 다독여 온 아픔을
당신은 아십니까
동지섣달 긴긴 밤
언 발 동여매고
사립문 밖에서
지나 온 슬픈 날을
당신은 아십니까
세상에 모든 죄업들
지은대로 간다지만
기다림도 업이라면
피하지 않으렵니다.
오래오래 살라는 천명보다는
당신을 사랑하다가 사랑하다가
목이 둑 떨어져
이별의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인연이라도 좋습니다
동백꽃 활짝 피거든
당신의 몸에 실오라기 하나라도 아니 되니
맨발로 내 가슴에 뛰어 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