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가로등처럼 희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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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가로등처럼 희미하게

정세일 0 2005
사랑하는 당신이여!

안개가 가로등처럼 희미하게
서있는 날입니다
안개의 보이지 않는 아침
보이지 않는 길은 어데 서부터
시작이 되었는지
혼자서 끝없이 걸어가는
미로 같은 아침입니다
그래서 안개의 아침입니다
안개처럼 말에요
어린시절의 기다림처럼
마음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눈물방울 때문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가을의 끝자락에 서있습니다
가을의 아침옷을 입어 봅니다
언덕에서 풀잎처럼 말에요
마음에 입김으로
호 하고 불어서
앞으로 나아가지만 앞길을 알 수 없는
초등학교 유리창에 비친
다시 안개만의 아침입니다
안개 같은 마음
안개의 눈물흘림
안개의 미로
안개의 피어남
안개의 생각 끝에
은하수의 조각들이 밤새 뿌려놓은
아침의 들녘엔
별들이  한 방울씩 매달립니다.
어린 풀잎위에
보석처럼 눈물을 동그랗게 매답니다.
안개처럼 앞을 더듬어서
학교에 가는길
별들의 마음이
안개들이 서있는 곳으로
그리움의 모습으로  되 찾아옵니다.
그래서 당신의 안개입니다
책을 펴보기도 전에
눈물이 떨어집니다.
별의 눈물입니다
쓰인 글들이 외로움처럼
쉼표도 없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습니다.
당신의 그리움이
안개라고 말하며 한줄속에
다 쓰여져 있습니다.
안개가 별들의 눈물로 쓰여진
책속에는 풀잎의 향기가 나고 있습니다
풀썩거리는 향기
당신만이 안개라고
보일 듯 눈물을 한 방울 보이고 있네요.
그래서 가을이에요
당신의 가을
당신이 가을의 시작이에요
처음 쉼표
안개라고 처음 책을 쓰고
학교에 별들의 눈물을 보려고 가는날에 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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