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준 편지를 읽을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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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준 편지를 읽을때마다

정세일 0 1901
사랑하는 당신이여!

이제는 나뭇잎처럼 한잎 두잎
노란색으로
햇살하나 곱게 물들이고
앞동산의  색동저고리처럼
그리움을 물들여 채색해 봅니다.
당신의 그리움으로
가을이 잘라낸 외로움만큼은
한발만 껑충 뛰어도
푸른 하늘에 닿을 것 같은
가을 햇살은 너무 짧아서
일찍 온 나뭇잎의 소풍은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한잎 두잎 떨어지기 보다는
먼저 달려가 여기저기에
꽃비가 되어 흩어져 떨어집니다.
물결무늬만 남은
붉은색 푸른색 노란색
기워서 만든 그리움으로
그리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산으로  들로
그리고 당신의 숲으로 걸어갑니다.
혼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당신의 나무들에게 마음을 보여주면서
허리에 모자달린 옷을 동여매고 있네요.
가을이 보내준 도시락
갈색으로 물들인 도시락
행복함이 있어야 열어볼 수 있고
물들인 가을을 맛볼 수 있는
참나무의 항아리에서
도토리를 꺼내어
모자를 떼어내고
팽이를 만들어 돌려봅니다.
바로 당신의 가을을요
숲과 나무와 해와 달과 별을 그리고
그리고 언덕위에서 가을을 팽이처럼 돌립니다.
그래서 찾아온 가을이네요
어지러이 흩어지는 나뭇잎처럼
찾아온 가을입니다
나무들에게  달려있는
가을마음의  우체통에는
산들바람과 메아리와
단풍잎들이 보내준 엽서가
소리 없이 쌓이고 있습니다.

단풍잎들이 가을이라고 써서
보내준 편지를 읽을때마다
나의 마음은 생각만으로도  붉어집니다
가을날의 나뭇잎들의 소풍은 가슴에서부터
시작이 되고 있어서 말에요
그래서 오늘처럼 아름다운 날은
누구든 가을처럼 생각으로 
조금은 물들일 수 있을 것 같네요
지금은 들판에 있지만
해처럼 언덕에 서면
가을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하네요.
당신의 가을을
마음으로
생각으로
가슴으로 물들이는 가을을 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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