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여!
정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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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31 07:41
사랑하는 이여!
가을의 뜰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댓돌이 놓인
마당에 가을햇살이 감잎을
빨갛게 익히고 있어
행복함과 여유로움이 붉은 글씨로 벌써
초대장을 보내고 있네요.
당신의 잃어버린 멋에게 말에요
가을을 익히는 맛
우리 할머니의 손맛
갯벌에서 지게로 져온
말라버린 콩대로
콩을 삶는 냄새
마당에 멍석에 널어놓은
고추들의 그 붉은 반란
뒷마당 장독대
앉아있는 고추잠자리
가지런히 놓여있는 도리깨
앞마루에 놓인
콩나물시루
사랑채 기둥에 새끼줄에 매여 있는
무 시래기
초가집 그림이 내려앉은
볕이 잘 드는 뜨락
앞산이 몰래 몰래
들여다보고
저 혼자 여유로움이
양반 다리를 하고서
댓돌에서 긴 곰방대에
뻐금거리고 있을
바스락 거리는 호박잎
가을의 뜰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댓돌이 놓인
마당에 가을햇살이 감잎을
빨갛게 익히고 있어
행복함과 여유로움이 붉은 글씨로 벌써
초대장을 보내고 있네요.
당신의 잃어버린 멋에게 말에요
가을을 익히는 맛
우리 할머니의 손맛
갯벌에서 지게로 져온
말라버린 콩대로
콩을 삶는 냄새
마당에 멍석에 널어놓은
고추들의 그 붉은 반란
뒷마당 장독대
앉아있는 고추잠자리
가지런히 놓여있는 도리깨
앞마루에 놓인
콩나물시루
사랑채 기둥에 새끼줄에 매여 있는
무 시래기
초가집 그림이 내려앉은
볕이 잘 드는 뜨락
앞산이 몰래 몰래
들여다보고
저 혼자 여유로움이
양반 다리를 하고서
댓돌에서 긴 곰방대에
뻐금거리고 있을
바스락 거리는 호박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