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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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과 사랑

김용관 0 2904
커피 한잔과 사랑

          김  용  관


당산나무 그늘에서
커피 한잔씩 들고
가장 편안하게 앉아서
먼 산을 바라보며
유유하게 마시는 기분은
당신과 내가 아니면 누가 알랴

하얀 솜털 구름이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을 때
흘러간 세월을 마시듯
조금씩 입안에 녹아드는 커피 향은
영혼을 발라내는 그리움이 되다가
우리는 눈을 마주쳤다

당산나무 위에서는
이름모를 새들이 모여들고
하얀 솜털 구름이 멀리 밀려나면
비밀을 훔쳐간 듯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 멀리 날라 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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