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처럼 투구를 쓰고 사랑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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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처럼 투구를 쓰고 사랑을 위해

정세일 0 1104
맨드라미처럼 투구를 쓰고 사랑을 위해


여름날에 그리움으로 걸어간 날은
햇빛이 심어놓은 봉숭아에 손톱에 물을 들이고
맨드라미가 커다란 투구를 쓰고
행진하면서 걸어간 곳에서 다시 시작이 됩니다
우리집을 지나 언덕을 내려가면
추억의 여름 소리들
매미 소리가 커다랗게 들리면
텅 빈 학교 운동장에 둘이 앉아서 동그란 돌로
알수없는 그림을 그리고
보일 듯이 살짝 만 걸친 팔과 종아리는 그을려 숯댕이가 되어도
어린 날에 푸라타나스 그늘이 이토록 넓을 줄 그때는 몰랐습니다
여름의 그림자
보리댓잎으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말하곤 했지요 
별처럼 빛나는 그리움
어린아이여 서 아름다운 꿈의 무지개
그리움의 가슴을 지닌 추억의 운동장
그늘을 따라 도는 커다란 나무들의 행렬
여름 장마비를 피해 줄지어 행진하는 개미들의 뒤를 따라
여름날에 그리움으로 걸어간 날에
해처럼 찾아오는 아침이슬의 눈물이 언제나 나의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오 사랑하는 당신이여
천국의 숲속에 당신이 만들어 논 작은 동산에는
풍뎅이의 날개소리도 자유롭고
나무들의 생각도 깊어지고
사랑이라는 음악회에 초대된  여름나무 들의 흔들거리는 무 뉘가
바람이 만져보려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는것같습니다
한마디 미움의 소리에도
어린아이 같은 나는 늘 애태우며 울곤 했습니다
오늘 여름날 그 뜨거움 속으로 걸어간
하늘빛의 속삭임을 들으면서
이토록 아름답고 순결해서
눈을 감을 때마다  작은 소망으로 인해
손잡고 당신의 그늘에서 햇살처럼 기도하던
당신의 그리움을 다시 맞이합니다
오후에 그림자와
햇빛을 담아놓은 생각의 샘엔
푸름이 넘치면 당신의 숲이 되어 여름을 바라볼것같습니다
오 사랑하는 당신이여
언제나 눈을 감으면
어린 날에 나는 당신의 그늘아래서  나무처럼 여름을 맞이합니다
당신의 커다란 나무아래
두 팔 벌린 아이처럼 오늘 다시 기쁨으로 여름을 바라봅니다
순결함 속에 찾아온  바람하나가
별처럼 하늘빛을 다시 속삭이는 곳에서
당신의 그리움을 맨몸으로 
당신의 그리움을 벌거숭이로
오늘 다시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이 있으라고 하신 이곳에서
긴 추억의 긴 시간의 여행을 다시 곳에서
오늘 다시 추억의 봉숭아와
맨드라미처럼 투구를 쓰고 사랑을 위해
동화 속에 주인공이 되어
여름날 그 전쟁터의 먼 곳으로 다시 갑니다
당신의 추억 속으로  오늘 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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