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주머니에 들어있는 칼 조개의 그 배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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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주머니에 들어있는 칼 조개의 그 배부름

정세일 0 1720
양쪽주머니에 들어있는 칼 조개의 그 배부름
                               
사랑은 또 하나의 시작
그리운 날은 작은 개울을 건너
쑥과 역꾸가 숲을 이루고 있는 작은 둥벙에
맨발에 작은 돌처럼 걸리기라고 하면
손을 물에 넣어 배부른 칼 조개를 잡는다
칼조개의 이름처럼
끝이 뽀족하고 날카로워
둥벙에 가라앉은 진흙이라도 미끄러지면
발바닥이 베어
쓰라림의 그 아픔이 눈물을 나게 한다
몇 개를 주워올리면
담을 그릇조차 없어
양쪽 주머니에 넣어 올챙이 배처럼
나의 주머니는 불록 하다
칼 조개의 살 오른 그 혓바닥처럼
바람이 들어있는 얕은 물가엔
수초들이 푸른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다
어린 날에는 수초를 엮어서
둥벙 한가운데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는
물방개처럼 입으로 바람을 불면서
녹색의 배를 만들어 보낸다
그것은 또 하나의 징검다리의 시작
넙적한 돌을 주어다 물가에 동그랗게 쌓으면
은빛 무지개 빛나는 납 졸개가
성이 쌓여진 물가에 몰려든다
발이라도 담그고 있으면
납 졸개의 부딪힘이 따끔거린다
그렇게 봄날은 바람처럼 물속에 푸른 하늘을 넣고 있다
그리움이 있는 날에 어린아이의 가슴으로
어린 날의 사랑은
언제나 옷을 다 적시고 미끄러지며 넘어져도
납작한 돌을 모아다
작은 징검다리를 놓은 데서 부 터
마음에 꽃들은 동그랗게 마음에 꽃을 피운다
언제나 작은 사랑은
바람처럼 발 돋음을 하고
가슴에 잔잔하게 흔들거리는 바람소리를 듣고
얕은 물가에서
엉덩이를 담근 채
봄으로 물을 가두고
일렁거리는 작은 둥벙의  물결들을 어루만지고 있다
칼 조개의 꿈은 언제부터 시작이 되는가
그것은 나의 가장 어린시절
마음을 들여 다 볼 수 있는 작은 둥벙이 있는 시절
풀잎들도 말을 하고
바람도 말을 하고
햇빛 고움의 색채도 파란 일렁거림으로 말을 할 때
비로소 나의 가슴속으로 들어온
둥벙에 얕은 물가에서 징검다리를 놓을 때마다
무서움에 건너가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바보처럼 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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