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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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당신이여

정세일 0 1888
또다시 깨어있는 아침이네요
봄비의 소리를 듣고 싶어서요
아직도 언덕너머에 있을 까요
새벽 안개를 보려면 봄비가 와야 될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날에요
당신이 봄이라고 말해주세요


사랑하는 당신이여!

봄의 소리처럼 깨어나는 아침이에요
당신의 생각 새끼손가락
새싹처럼 말에요
언제 우리는 이렇게
약속을 했던가요.
봄의 소리를 먼저 듣는 사람이
먼저 그리움에게  편지를 쓰기로 말에요
그래서 다시 봄비가 내리나 보네요.
드르륵 창문을 열면
봄이 오는 소리를 듣도록 말에요
먼저 창문을 여세요.
그래서 아직도 기다리고 있을
나무로된 키 작은
초등학교  책상 속에서
모퉁이가 조금은 젖어버린
편지지를 꺼내어 달깍 거리는
몽당연필로 봄이 내 마음에
언덕을 넘어 한발자국 더 가까이
걸어옴이라고 적어보세요
흠, 그래도
아직은 달력에 꼬리가 잘린
동요들처럼
시새움이 많은
몇 개의 겨울이 자고 있지만 말에요
그래서 다시 생각하는
당신의 봄을 깨워보세요
봄의 아기 해들은
성급함에 중학생처럼 모자를 쓰고 싶어
그래서 아직은 덜 자란
풀잎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봄처럼 입학식 날을 손꼽아 기다린답니다
그리고 말을 하지요
빨리 봄이 오리라
겨울이 보내준 일찍 보낸  봄이
성급하게 빨리  오리라
그러나 그리움이 시오리는 걸어야 할 걸
라고 투털댈지도 모르지요
아 그래서 어린 날에
마음에 강줄기 여울물에 풍덩거리며
던져서 만드는 징검다리에는
물장난을 하는 시냇물처럼
종아리를 걷고
윗도리를 벗어 허리춤에 고이고
잠길 듯 떠있는 돌을 고이는
미끄러지는 작은 돌을 모아야 겠지요
네 곳을 고이면
넘어지지 않고
봄의 학교에 입학하는 꽃잎들
한달음에  건너오는 돌다리를
만들 수 있으리라
그래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고여 왔는가.
봄비처럼 마음을 들으면서
그러나 아직은
언약한 생각 혼자때문이라도
그리움이 걸어오는 길에는
또 다시 봄비가 내리고 있지
생각의 날에는
가랑비에도 봄이 고이도록
나의 마음에
여러 개의 작은 웅덩이가 만들어지고
해처럼 그 감사함으로
생명의 소리에 귀를 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이제 보내야 하는 겨울
나그네의  그 외로움
빗물이  고이고
또 고이면
작은 웅덩이에도 봄비의 소리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이 그리운 날엔 학교 창문을 열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걸어오는
귀를 기울이면
다시 봄비를 바라볼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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