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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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편지

사랑하는 당신이여

정세일 0 1103
사랑하는 당신이여!

밤새 바람이 불더니 비온뒤에
연초록의 나뭇잎들이 발걸음 빨라지네요
자전거 도로를 지나
모세교(일명잠수교 비가오면 잠깁니다)를 지나서
들판을 바라보니 싱그러움이 마음에
가득 담깁니다
아 아침햇살에 비치는 푸르름
들녘은 생각중입니다
바람이 불때 고개를 흔들어 볼까 하고 말에요
초록빛 눈망울로 눈을 깜박이면서
일렬로 심어논 상추들이
육군 사관학교 열병식처럼 멋지게 걸어갑니다
고추 모종의 대를 세우고
제법커진 호박잎이 운동회처럼
응원하는 깃발을 흔들고 있습니다
가지도 아욱도 열무도
아침인사를 합니다 안녕 나도 너희들처럼
늘 푸르고 싶어
때론 너의 입안에서도 그리고 마음에서
조금 걸어가니 산밑에 흐르는 물이
비온뒤라 제법많이 흐릅니다
아침 안개가 옷을 갈아입고 황급하게
학교에 가나 봅니다
한폭의 그림처럼 나무들은 산밑에 강가에
모여있습니다
이제 막 그림을 붓으로 그린 나무들은
산과 냇가와 산등성과 어울려
흥겹게 바람이 불때마다
노래를 부릅니다
작은섬이 되어 여기저기 있는
갈대들은 마음에 한점들 처럼
내마음에 마침표를 찍어주네요
가슴에 담을 만큼만 말에요
그렇게 오랜 세월 물이 돌아오는 곳에
흙과 돌과
모래를 오직 하얀 물결로만 운반을 해와서
 쌓여진 커다란 섬이 되어버린
물가운데 있는 언덕에는
왕 버들나무들이 물가에
비친 햇살을 낚시 하느라 분주하네요
한쌍의 물오리들의 냇가를 가로질러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좋은 날에요
이처럼 연초록의 지휘와 합창이
요한 스트라우스의 봄의 왈츠처럼
당신의 현을 사랑의 줄로 매어
마음에 심금을 울릴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연주할수 있나보네요
그래요 다시 당신의 날에요
당신이 나의 마음을 위해
오늘도 음악을 들려주세요
봄의 길로 걸어갈수 있도록 말에요
바이올린 속에 가두어논 봄에요
바이올린의 성경’이라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 가운데
단 하나밖에 없는 ‘시칠리아노’는
가장 경건하고 가장 평화로운
봄의 향기처럼 당신의 마음에
오목 점처럼 놓여있는
봄의 섬들에게 다시 들려주세요
이 아름다움이 바로 당신의 봄이에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당신이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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