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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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당신이여!

정세일 0 1930
사랑하는 당신이여!

참새의 아침이네요
짹 짹 거리며 폴짝 폴짝 뛰는 모습이
어쩌면 경망스럽기도 하고
어쩌면 경쾌하기도 하고
그 흔하던 참새는 다 어디로 가고
이젠 도심에서 보면 반가울 정도이니
가을날 추수가 끝나고 삼촌이랑 횃불을 들고
나무로 만든 무거운 사다리를
처마 끝에 고이도록 우리들이 붙잡고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잠들어있는 무심한 참새를 잡던 날이 생각나네요.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러시아의 황제가 버찌를 너무 좋아했는데
참새들이 그 열매를 쪼아 먹어서 총을 쏘았더니
폴짝 거리고 뛴 이후 지금까지도 뛴다는 우수개 소리가 전해지기도
하네요.
중학교 시절 멋을 내고 싶어 검정 모자를 약간은 비스듬하게 쓰고서
가방을 겨드랑이에 끼고서
약간은 팔자걸음으로 끈이 달릴 검정운동화를 신고서
어슬렁거리며 걸어가던 날이 생각납니다.
중학교 미술책에 있는
정물화를 그리라는데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고려 백자나 청자가
커다란 받침에 놓여있는 모습
그리고 사과
꽃이 꼽혀있는 화병
그리고 서두에 이야기한 참새의 그 잿빛과 갈색과
꼬리와 머리  나뭇가지
오늘도 무슨 그림을 그리고 싶으신가요.
당신이 마술처럼 펼치는 환상의 세계
마술피리
피리를 부는 소년 아마 이것도 단순하지만 강렬한
신발의 입체감을 준 마네의 작품
이것도 중학교 미술시간에 그리던 작품이네요
미술책을 지금의 A4용지 정도로 커서
가방 속에 넣으면 가로로 넣어야 될 정도였고요
선생님이 이름을 부르면서
책을 나누어 주면 그 새 책의 인쇄와 첫 장의 신선함
그리고 목차를 보면서 설레던 날들이 중학교 시절이었네요
나에게 그렇게 사랑을 베풀어주신
한 만자 선생님 지금은 팔순을 넘기셨겠지요.


그래 너는 글을 잘 쓸 것 같아
그 한마디가 지금도 나에겐 좋은 위로가 되네요.
다시 시작하는 월요일 같은 화요일이에요
당신이 아름다움이 있어서
세상을 당신을 중심으로 돌고 있어요.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당신의 마음속에
오늘도 저 별들이 가득한 우주를 가득 채우세요.
당신의 주위에 별들이
돌게 하면서요.
그리고 작은 일들의 사물에도
당신의 아름다움으로 생명력을 부어주세요
소소한일  잃어버린 기억에도요
건축학 개론에
처음 나오는 장면에
파란 물가에 검정 실루엣 으로 처리된
소년이 물수재비를 동그랗게 날리는 장면이
내가 영화의 주인공처럼
처음 사랑의 동그라미를 만들고 있는것처럼 보이네요
그래요 신비함
그것은 바로 당신의 처음 모습이지요
수선화도 검게 처리된것처럼
판화속에 있는 정지된 모습이 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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