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을숲에서 -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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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가을숲에서 - 이민영

이민영 0 2149
산문

그대에게 가을숲에서-이민영

 



밤이 바람에 잠들지 못합니다
흔들림처럼 그대곁을 떠나간  이름들이,
숲이 된 가을속의 나무들로 길목의 그대가 되면  허상으로 머물던
바람마져 낮을 지새우고도 밤에 이르지 못함으로
이런날은
가을로
머물다 갑니다

어떤 허물 때문에 나를 버린다고 하시면
나는 그 허물을 더 과장하여 말하리라.

나를 절름발이라고 하시면
나는 곧 다리를 더 절으리라.
그대의 말에 구태여 변명 아니하며…

그대의 뜻이라면
지금까지 그대와의 모든 관계를 청산하고
서로 모르는 사이처럼 보이게 하리라.

그대가 가는 곳에는 아니 가리라.
내 입에 그대의 이름을 담지 않으리라.
불경(不敬)한 내가 혹시 구면이라 아는 체하여
그대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그리고 그대를 위해서
나는 나 자신과 대적(對敵)하여 싸우리라.
그대가 미워하는 사람을 나 또한 사랑할 수 없으므로
/세익스피어 사랑노래-소네트시집에서
그러므로

제게는 님은 멀리 계십니다
제게는 사랑은 있으되 님은 알 수 없는 곳에 계십니다
제게는 보고프고 그리워함이 가득하여 넘쳐 있음으로
님은 이미 제 마음에 있습니다
제게는 황홀한 내님이시여
육체와 영혼과 함께하는 사랑은 붉게 젖은체로
가을을 보냅니다.
이 가을은 저의 가을이자 님의 가을입니다
오늘은 이내 쌀쌀한 悲의 흐름이 멀리서 왔다가
내 볼을 스치듯 지나 갑니다,
푸른 것들이 붉어지고 짙어지는 낙엽을 만난다면
가을만큼은 그대의  연민인 것처럼,
이 가을을 보낼것같은 가을 가는 소리에  
깊어가는 밤도 고독이라는 이름으로 심연이 되어 잠기는 만큼
님은 더욱 그립다고 이야기합니다,그대에게.
저는 스스로
"세익스피어"가 되어  "소네트의 詩 사랑의 노래"를 읖조립니다.
이별(離別)과 실연(失戀)의 아픔으로 오는 것을 안으며
안아  끌어 당기며
쓰라린 고통도 순백(純白)한 사랑으로 승화시키며
가시는 절절한 고백의 極  그 길 [세익스피어의 사랑 노래]에서
이 깊어가는 가을날에 어느 분이 보내신 시를
님과 함께 합니다.
바람이 잎들 사이에서 그리움을 노래하는 저녁 날
북한산 기슭에서,  그대의 이민영드림
 
..편지글.2003.10.


* 가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10-2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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