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당신이여
당신의 마음에
봄에  민들레로 접어서 보낸
종이 풍차는 산들바람과 함께 서늘하게
그리움의 언덕에 이제 도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을이라고 되뇌여 봅니다
나뭇잎의  초대장
촘 촘 하게  써내려간 붉은 글씨
내 마음에 단풍
꿈길 하나
나에게만
당신만이 허락한 당신만의 가을의 입구
가을의 초초함  그 설레던
느릿한 개미들의 소풍길처럼
산 중턱에 이르면
아지랑이 처럼
그리움의 입김을 불고 또 불어서
풍선처럼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나의 마음속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넣어서 보내고 싶으시겠지요
그리운 이여
가을은 얼마나 이제 걸음이 빨라졌는지
해가 뜨기도 전에
한달음에 달려서 나의 마음만을
먼저 물들이려고 합니다
당신의 단 하나 남은
민들레들의 꿈을 꾸는 것처럼
노란색으로 행진을 시작하는 나무들의
숲속에 합창처럼
작은 가지를 가지고 지휘를 그리움에게
시작을 해야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