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와장모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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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와장모의 사랑이야기

솔새김남식 0 6515
사위와 장모의 사랑이야기 김남식

제가 있는 곳은 카나다입니다.
아내를 보낸지 4년이 됐지만 연로하신 장모님 걱정에 가끔 전화를 하면 우시면서 말없이 끊더라구요.
얼마나 속상하실까 이해하며 가끔 처제에게 전화를 해서 장모님의 안부를 묻곤 했었지요
그런데 하루는 장모님한테서 전화가 왔지요.
어제 저녁 꿈에 딸을 보았다며 막 우시는 겁니다.
그래도 나하고 애기를 허락 하시는 것만도 고마웠습니다.
딸을 먼저 보냈다고 그동안 사위를 얼마나 많이 미워했을까요.
같이 훌쩍거리며 한국을 한번 다녀 가겠다고 위로하고서 한국에 나 갔습니다.
설 명절을 기해서 서울에서 내려 간다고 하면 식구들이 마중 나올까봐서 연락도 없이
청주 터미날에 불쑥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냥 찾아 갈 지리를 묻고서 홀로 시내 버스에 탔습니다.
내가 언제 도착 할지도 모르는데 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추위를 참고 마냥 기다리다가
버스에서 내가 내리자마자 울음반 반가움 반으로 차갑게 얼은 손으로 장모님은 내 손을 감싸 주었습니다.

사위가 죽어 딸이 찾아 오는 것하고 딸이 죽어서
사위가 찾아 오는 것이 다를진데 장모님으로서는 내가 얼마나 미웠겠습니까?
그냥 난 '어머님 미안해요. 미안해요' 할 말은 이것 뿐이 없었습니다.
캐나다산 석청꿀, 치매예방 비타민, 골다공증에 좋다는 상어연골 등을 내 놓으며
건강 하시라고 말 했습니다.
큰 사위가 만질려고 하니까 정색을 하시며 감출 때는 물건이 값 나가서 그렇겠습니까
멀리서 둘째 사위가 가져온 것이 소중하다는 뜻이겠지요.
동서들과 처제들과 대화를 하는데 장모님은 자꾸 날 중매하라는 성화였고
그러면 큰 동서는 웃으면서 '참 좋은 장모님 이시네요' 하면서 화제를 바꾸어도 이야기 도중에
장모님은 또 끼어들며 '주위에 아는 사람없어. 중매좀 해봐' 하신다.

점심을 같이 먹고 아무래도 내가 있어봐야 장모님 심기가 불편할 것 같아서
그냥 가겠다고 일어서니 하루밤 자고 가라며 장모님이 매우 서운해 하시며 따라 나섭니다
동서들과 술 한잔 하고 싶었지만 장모님에 심기를 생각해서 내가 훌쩍 가는게 좋을듯 했습니다
청주 고속터미날 까지 동서가 승용차를 태워 주기로 했는데 장모님은 기어코 차에 올라 타신 것입니다.
터미날에서 내리는데 장모님도 내려 난 무슨 뜻인지 미리 알고 바삐 달아 나는데 끝까지 따라 나 오시며
차비를 내 호주머니에 밀어 넣습니다.
길거리에서 옥신각신 한다고 물러 설 장모님이 아니라서 그냥 받았습니다.
서울로 올라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장모님이 주신 것을 꺼내 보니 경황없이 미쳐 준비 하지
못 했는지 쓰시던 하얀 막 수건에 20만원이 곱게 들어 있었습니다.
돈 보다도 때가 꼬장한 하얀 수건이 더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습니다.
언제 또 만날수 있을지 오늘이 마지막 일 수도 있었습니다.
장모님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미안합니다.
서울로 돌아 오면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차 안에서 여러번 눈물을 훔첬습니다.
짝잃은 사위를 바라보는 사위에게 늘 미안해하는 장모님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며 가슴이 여미며 옵니다.
왠지 사는게 그렇게 내 맘대로 안 되는게 그런거 같고 사람이 산다는 건 어쩌면
그냥 그렇고 그런데 가슴만 아파옵니다.
저는 다시 카나다에 돌아와서 이 글을 촌장에게 올립니다.
장모님은 말할 것도 없고 먼저 간 아내도 오늘은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평소 아내에게 잘 해주지 못한 것이 더욱더 생각이 납니다.
카나다로 처음 이민와서 참 많이 고생한 우리 아내였습니다.

끝까지 삶을 함께 할 줄 알았던 우리 부부였지요.
그러나 운명은 우리를 이렇게 갈라 놓고 제게 아품을 주고 갔습니다.
이제 고생도 다 지나가고 재미좀 볼 나이에 아내가 곁을 떠나서 마음이 매우 아픕니다.
이미자의 노래 '잊을수 없는 연인'은 제 아내가 자주 부르던 콧노래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 노래를 자주 보르곤 하지요.
어느덧 세월은 많이 흘렀네요.
삭막한 세상이지만 항상 선한 마음을 나누는 좋은 사람이되려고 합니다.
인생은 행복할 때보다 불행 할때가 더 스승이라고 하지요.
후회하는 삶이 되지 않도록 부부의 사랑도 같이 있을 때 아끼며 사랑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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