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난지도에 묻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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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난지도에 묻히다

강희창 0 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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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난지도에 묻히다

                              글. 강희창

까마득한 아파트 감시의 벽은 한 치의 틈도 허락치 않았든게야 다세대가 이주단지
로 내몰려 버거운 곁방살이 삶은 한 배에 다섯 남매로 더 옥죄어 오더만 해마다 사
랑삼아 발아하는 생명이니 천륜이것제 기왓장 밑에 둥지 밑에 쌀가게 옆에 경비실
...... 모두가 새 땅을 꿈꿔온 터였지 쳐진 어깨짓에 부화의 틈바구니는 불안하기만
했어 칼날위의 곡예처럼, 밤새 소음에 경기하던 자식들 다독거리다가 설치곤 바깥
양반 햇볕을 좀 할애해 달라고 농성장으로 일찍 나선 날, 저 아파트가 넘어지면 어
쩌나하고 고민하다 깜박 잠든 게 잘못이었다.  겨우 닷새된 둘째가 추녀 밑으로 떨
어지고 이슬비 나리는 아침나절 내장까지 나온 너를 외면하고 파출 일   나가야 하
는 어미 마음은 억만갈래로 찢겨졌느니 일찌감치 빗자루 들고 나서는 경비 아저씨
가 고맙기 그지 없더구나 다음 세상엔 니가 내 어미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램 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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