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안궁금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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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안궁금한 이야기

[별로 안 궁금한 이야기]

부모님께 효도하는 방법은 다양하고 많겠지만, 나는 그중 제일을 전화통화라 생각한다. 용돈도 중요하겠지만 점점 무덤덤해지고, 옛날처럼 문안인사를 드리는 것도 기분은 흐뭇하시겠지만, 남들이 볼 수 없으니 자주 하다 보면 시큰둥해진다. 그런데 전화는 다르다. 전화는 서로를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대화를 하니 더 애틋해지기도 하고, 흠이 안보이니 더 화기애애할 수 있다.

내가 어머니 근처에 분가해 살기에 집은 멀지 않아도 혼자 계실 거란 걱정에 자주 전화를 한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내가 가서 안마를 해드릴 때 보다 전화를 더 좋아하시는 것이 아마 아무리 잘 난 자식들이 있어도 전화 한 통 없는 사람이 태반인데, 못난 자식이라도 이리 전화를 자주 해 드리니 친구들 앞에서 면이 서시는 것 같다.

약 2년 전 장모님께서 혼자되시어 집사람과 서로 교차하여 전화를 드리기로 했는데, 장모님은 조금 더 젊으신 데다 시장에서 장사하고 계시니 바빠서 내가 전화드리면 금방 전화가 끝나지만, 집사람이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면 어머니는 집안일에 손자 걱정, 친구 얘기 등 별로 안 궁금한 얘기를 오래도록 하신단다.

나야 남는 장사라 싶지만 그래도 끝까지 들어주는 집사람이 고맙고 미안하여, 그날은 집사람과 커피를 한 잔 하면서 별로 안 궁금한 이야기를 다 들어주었다. 어쩌면 궁금한 이야기는 내가 필요해서 듣고 싶은 이야기지만, 안 궁금한 이야기야말로 상대가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일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상대의 별로 안 궁금한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 진정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가정의 화목 또한 상대의 별로 안 궁금한 이야기를 귀담아 잘 들어주는데서 출발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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