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메세지-그대 앞으로 다가가기 위한 준비-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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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메세지-그대 앞으로 다가가기 위한 준비-이민영

이민영 0 2248
송구영신(새벽 일출)-그대 앞으로 다가가기 위해 새벽은 봉창처럼 떨었고

그대 앞으로 다가가기 위한 준비


李旻影


밤은 침묵해야한다. 깨어있는 자를 감싸주는 어두움의 준비
부르는 이름 목 메 소리낼 수 없음으로
밤은 홀로 있을때 울어야 한다. 상념 속 정적, 깨는 우愚가 될 수 있으므로

크리스마스 캐롤이 유독 가리봉동에서는 들리지 않고
푯대로 치솟아 깃발처럼 펄럭이는 곳
이때쯤 자선 남비 속 의연해진 미소도  이곳에 오면 고개 숙이는 俗家의 집인 곳
소주잔 기울어 어포魚胞에 둘러친 부부 맞 술, 반주에 떨고 가더라도
매캐한 연탄 내음, 골목 속 고적함으로 칭얼대는 곳
옥탑방에서는 내려 볼 수 있어 음탕한 환락도 시詩로 묻혀져
산 경(山경)같은 진리가 숨 고르며 이야기하는 곳

그대 온기 아니면 이 엄동 녹일 수 없는
그대 사랑만이 이 밤 안아 줄 수 있는
달 가득한 홍 빛에 혼자이노라 외치는 가로등에
걷는 걸음만큼 멀어지는 가로등아래 가로수에
붙어있는 텃집, 텅 빈 침실, 찬 김으로도 스스로 감싸는 세월의 인형에게

비탈진 오르막에는 할머니 쉼터 여느 교회였고
할머니는 할머니가 아닌 울 엄마였고
십자 상 우러러 본 숭고의 공간
채워지는 엄마이야기였고

홀로 행복하고자 할 때
울 엄마
성상聖像 안에서 손모아 기도하셨고
자맥질로 달아 오는 가슴애피
다스리며 엄숙하시였고

그대 앞으로 다가가기 위해 새벽은
봉창처럼 떨었었고
이민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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