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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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밀어

[바람의 밀어]

예전에 가끔 무협지를 보면, 등장인물로 무인뿐 아니라 신의 의술을 지녔다는 신의가 종종 등장하는데, 그들의 말에 의하면 독초나 독물의 근처에는 반드시 그 해독제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 말이 근거 없는 낭설이라기보다는,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동양철학에 기초한 자연의 섭리와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별들이, 태양이란 별 하나가 뜸으로 인해 모두 사라져버리는 것을 보면, 이 세상도 어둠이 없다면 별은 물론 빛도 없을 것이며, 별이나 빛은 어둠 속에서 그 씨앗을 잉태하는 것이니, 아픔이 없다면 기쁨도 무덤덤할 것이며, 우리의 빛과 희망은 모두 어둠과 절망 속에서 태어나 그들을 양분으로 성장한다 할 것이다.

한겨울 눈보라가 제아무리 매섭고 폭설이 온 천지를 뒤덮을지라도, 생명은 그 속에서 한 톨의 온기를 지켜내며 끝끝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니, 봄은 겨울 속에서 잉태되어 이미 자라나고 있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현재 절망에 허덕이며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 할지라도 그 속에서 이미 희망과 빛이 태어나고 있을 것이니 결코 좌절해서는 안 된다.

이제 겨울의 막바지에서, 모든 생명들은 서로를 응원하며 한기를 참아내고 있고, 겨울바람의 매서운 손끝에도 온기가 흐르니, 이제 우리도 다 함께 일어서서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며 걷다 보면, 저 멀리서 어둠을 뚫고 오는 별도 보게 될 것이고, 어느새 우리들 곁에는 봄이 와 있을 것이다. 때늦은 춘삼월 폭설은 달달한 솜사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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