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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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1 06:23
봄꽃 중에 목련만큼 화려한 꽃도 드물다. 순백의 색깔에 신비로운 비췻빛이 감도는 목련. 목련은 예로부터 북향화 또는 충절의 꽃으로 불리었는데, 그 이유는 꽃이 피기도 전 겨울부터 붓처럼 생긴 꽃봉오리가 신비하게도 모두 임금이 계신 북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련은 나무 위에 피는 연꽃이라는 이름 그대로, 순백의 자태가 참으로 고결하게 느껴질 정도로 화려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지만, 다른 꽃보다 더 빨리 지면서 꽃 진 자리가 좀 지저분해지는 특징을 갖고 있기에, 목련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려면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그런데, 평소엔 흔한 것도 일부러 찾으면 안 보이는 것처럼, 지나가다 목련을 자주 볼 수 있지만 일부러 목련을 한번 보려 하면, 좀체 봉오리가 벌어지지 않고 붓 모양 그대로인 것을 몇 번이나 아쉬워하게 되니, 마치 사랑하는 님 몸치장 시간처럼 길게 느껴진다.
남녀 간의 사랑도,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사랑을 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서로 간의 온도 차가 있고, 상대의 온도에 맞춰 상대를 내게로 이끌기도 하지만, 서로 온도 차가 크면 때론 상대의 사정을 이해하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 줄 줄 아는 것도 지혜라 할 것이다.
군대 간 연인을 기다리는 것만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현실엔 다양한 어려움이 있고, 그것을 기다리며 함께 극복해 나가는 것이 사랑이다. 군에서 소총을 들고 보초 서는 군인이나, 그를 기다리는 여인, 도서관에서 겨울밤을 지새우던 우리의 뒷모습이 전부 목련이다.
언젠가 목련을 만나거든 못 견뎌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보다 더 애잔한 목련의 뒷모습은 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