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의 불평등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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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4 07:32
내가 농사를 지어보지 않아 잘은 몰라도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것은 안다. 그렇다면 사람을 심으면 뭐가 날까? 당연히 사람이 나온다.
그렇다면 같은 콩을 심었는데 어디서는 알찬 콩이 나고, 어디서는 쭉정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은 좋은 토양과, 농부의 농법에 대한 지혜와 정성, 좋은 비료, 생육에 좋은 자연환경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농부가 좋은 농법 깨우쳐 비옥한 토양에서 좋은 비료 뿌리고 사랑으로 정성스레 키우면 알찬 콩이 되고, 척박한 땅에서 나쁜 농법으로 비료도 주지 않고 대충대충 방치해서 키우면 알이 제대로 차지 않아 쭉정이가 되는 것이다.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다. 세상이 발전하면서 기득권이 형성되니, 자신들의 성장과정을 망각하여 비료를 독점하고, 자신들의 콩만 우량 콩을 만들겠다고 튼튼한 비닐하우스까지 만들어 자신들의 콩에만 비료를 듬뿍듬뿍 뿌린다.
그러나 현명한 농부는 안다. 흡수되지 않는 비료는 똥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똥물이 넘치면 결국 농작물의 숨통을 막아 농작물을 해치고, 비닐하우스가 벗겨지면 하우스 안의 농작물은 더 처참하게 망가진다는 것을.
정통 영농법 책에는 이렇게 기재되어 있을 것이다. 부농이 되는 길은, 특정 땅 특정 작물의 성공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 다양한 작물을 골고루 잘 돌리고, 모든 작물에 적정한 비료를 골고루 주고, 이웃과 하늘까지 도와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