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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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아이야]

봄날 퇴근길 바람에 꽃잎이 날리는데 아이가 가방을 메고 뛰어간다. 초등학생이면 학교 마치고 시간이 많이 지났을 텐데, 아마 저녁이 되어서 또다시 학원에 가는 것일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생이라도 다들 바쁜 것 같다.

아이가 뛴다고 꽃잎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야 뛰다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것인데 넘어지는 것이 무에 그리 걱정이랴만, 아이에 대한 부러움인지 꽃이 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인지 괜한 트집을 부려본다.

사방팔방을 다 막아 바람도 못 들어오게 하고, 나무를 붙잡아 받쳐도 꽃잎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고, 혼자 차디찬 골방에서 파카를 입고 있어도 봄날이 가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제아무리 돈 많다 날고 기어도 세월이 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너무 쉽게 흘려보낸 청춘의 괜한 투정이지만, 내 그렇게 속 좁지 않으니, 아이야! 나 보란 듯 뛰어다니거라. 너희들 발 구르는 진동에 저 꽃잎 다 떨어져도 좋고, 아이야! 소리가 날 정도로 내 발을 밟아도 좋으니, 힘차게 뛰고 구르거라.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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