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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콕] -2021년 코로나 시대 풍경

재작년부터 유행한 아재개그 중에 “확찐자” 라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갇혀 지내다 보니 코로나는 확진되지 않았지만 살이 확 쪄버렸다는 말일 것이다. 정말 그런 것이 몇 달 보지 못한 사람을 어쩌다 만나보면 살이 부쩍 찐 것이 보인다.

사실 나는 살 좀 쪄보려 그렇게 노력해도 살이 안 찌는 체질이라 살찌는 게 정말 부러운데, 많은 사람들이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 같다. 역시 사람은 사람과 어울리며 운동도 하고 함께 어울려야 살도 빠지고 건강해지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사실 건강을 위해서도 운동을 하지만, 어울리는 무리 속의 기대나 경쟁 또한 무시 못 한다. 보통 사람이 자신의 건강이나 어떤 필요성 때문에 하는 것은, 대부분 최소한의 방어적 성과를 넘기 어렵다.

그러나 무리 속의 기대나 경쟁이 있을 경우, 고독한 수련을 해서라도 그 기대에 부응하거나 경쟁을 이겨낸다. 마라톤을 혼자 하는 운동으로 알고 있지만, 대부분 동호인들과 함께 경쟁하면서 하기에 더 즐겁게 운동하고 기록까지 경신하는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인간이 간사하다기보다는,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좋은 봄날 함께 운동하지 못하고 코로나에 감금된 채, 유리창 밖으로 꽃잎을 밟고 지나가는 비둘기만 보고 있자니, 내가 점점 어항 속의 메마른 올챙이가 되어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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