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벚꽃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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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06:16
요즘 점심 식사 시간에 밖에 나가서 식사하기를 꺼리다 보니, 구내식당에서 간단히 식사하고 산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점점 게을러져 운동도 많이 못하다 보니 안 그래도 운동 부족인데, 빨리 점심 먹고 산책을 하니 오히려 좋다.
회사 근처에 장산이 있어 40분 정도 코스로 약수터까지 다녀오는데, 올라가는 길에 벚꽃 같기도 하고 매화 같기도 한 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다. 꽃을 좀 아는 사람한테 물어보니 산벚꽃이라고 한다.
벚꽃과 매화는 구분할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산벚꽃은 우리 주변에서 보던 벚꽃과는 좀 다른 것 같다. 흐드러지게 확 핀 것도 아니라 살구꽃 같기도 하고 매화 같기도 한 것이, 꽃을 모르는 나로서는 봐도 봐도 헷갈린다.
산벚꽃이 신기한 것은 꽃이 아주 오래 피어있다는 것이다. 통상 벚꽃은 꽃이 피면 열흘도 안 되어 다 떨어져 휩쓸려 가는데 산벚꽃은 한 달 내내 피어있다. 또한 그 꽃 모양도 헤프지 않고 이상하게 기품이 있어 보인다.
아마 큰 나무들 사이에서 햇빛을 조금밖에 못 받는 데다, 양분도 넉넉지 않기에 흐드러지게 확 피지 않고 아끼고 아껴 약간 야윈 듯 아름답게 피는 것 같다. 나무도 욕심을 버리고 소식을 하니 아름답고 건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