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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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논

[마음속 논]

사람의 마음은 무한한 우주와도 같은 참으로 오묘한 존재다. 그렇다면 사람의 마음은 사람의 몸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가슴이 뛰니, 사람의 마음이 가슴 속에 있는 것일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니, 배 속에 있는 것일까? 화가 치밀어 오르면 머리가 지끈거리니, 머리 속에 있는 것일까?

내 생각에는, 사람의 마음은 그중 하나에 있다기보다는, 그 모두를 총괄하는 뇌를 통해, 우리의 정신과 연결된 무한한 공간 속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간의 육체는 뚜렷한 한계로 인해 지상을 벗어날 수 없지만, 우리의 마음은 창조적 상상의 공간이므로 한계가 없어 우주도 품을 수 있다 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마음속에는 다양한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씨앗 같은 것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 마음을 논이라 생각하고 마음속에 씨앗을 뿌린다면,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마음속 논에 씨앗이 뿌리내리고 싹을 틔우도록 도와주는 물꼬는, 금전이나 다른 신외 지물이 아닌, 우리의 눈물이다.

우리가 마음속 논에 연인을 위한 눈물, 친구를 위한 눈물, 사람을 위한 눈물을 가득 채워두면, 언제 어디서든 사랑의 씨앗과 우정의 씨앗, 연민의 씨앗이 날아와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사랑과 우정과 연민의 벼가 자랄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메말라가도 언젠가 반드시 열매를 맺어, 도란도란 함께 곡식을 나눌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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