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와 높이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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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06:03
말 한마디가 천금과 같은 효력이 있고, 한눈에 천리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선조들은 전통적으로 언행의 신중함과 지혜를 중요하게 생각하였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적당히 가벼운 말도 하면서 살아야 즐겁다.
사람을 만나 사귀는 것뿐 아니라, 직장 생활과 가정생활 등 모든 관계가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아무리 촌철살인도 좋고 말의 무게도 좋다지만 너무 딱딱하거나 말이 없으면 재미가 없다. 적당히 말도 하고 적당히 웃길 줄도 알아야 인간관계가 원만해진다.
문제는 너무 생각 없이 말하여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나, 상대의 말을 듣지 않고 혼자서 너무 많은 말을 하거나,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데 있다 할 것이며, 사소한 일에 너무 얽매이거나, 눈앞의 이익에 너무 민감하여 소탐대실하는 경우가 문제일 것이다.
모든 일에 중용을 지킨다면 좋겠지만, 말이나 행동도 분위기를 위해 때론 시냇물처럼 졸졸졸졸 내는 소리가 아름다울 때도 있고, 때로는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묵직한 소리를 낼 필요가 있을 때도 있다.
시의 취지와 좀 어긋날 수도 있겠지만, 요즘 세상은 복잡다단한 관계로 연결되고 보다 원만한 관계가 중요하기에 때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다만, 요란한 헛소리로 정신 사납게 하는 빈 깡통이나 눈앞의 이익만 좇는 하룻강아지가 되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