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풀
동안
0
203
2024.05.18 05:57
최근 공무원 후배가 내게 묻는다. 지금 행복하냐고. 난 사실 시를 쓰면서도 막연히 행복에 대해 생각만 했을 뿐, 내가 행복한지 스스로 질문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현재 불행한 것일까?
사실 나는 어릴 적부터 집안도 가난했고, 야간대학을 나와 학벌도 별로 내세울 것이 없고, 현재 재산도 별로 없고, 자식들이 공부를 잘하여 명문대를 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그리 건강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런 생각을 안 해 봤을까?
그것은 아마 내가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배부른 소리 한다고 말을 할지 모르지만, 나의 삶은 그야말로 우리 대한민국 중산층의 표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 좀 상황이 안 좋지만 나름 안정적인 직장에, 가끔 외식할 정도의 수입에 소박한 노후가 보장되고, 착한 부인에 아직은 다들 아픈 데 없으니, 특별히 무리만 안 하면 안정된 가운데서 글도 씀으로써 세상에 뭔가를 남길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하니 말이다.
최근 그 후배가 주식을 시작하면서, 간혹 주식이 내리면 가슴 졸이고 오르면 기분이 좋아지고 하는 것을 보면서, 그에게 답하기 위해 이 시를 지었다. 다들 알만한 내용이지만, 내가 행복한가를 스스로 질문해 보지 않은 것이 어쩌면 네 잎 클로버를 찾지 않았다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