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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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속삭임

[자연의 속삭임]

사람이 나이를 먹어 가면 타인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자신도 살 만큼 살아 알만큼 안다는 만용 때문이리라. 그런데 사람은 그런 만용을 부리는 순간 발전이 없다. 어쩌면 그 순간부터 몸과 마음이 막혀 죽어간다 봐야 할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연은 직접 말하진 않지만, 우리에게 참으로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마치 우리 인간이 꽉 막혀 만용을 부리는 늙은이처럼 말을 안 들어도, 자연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세상의 진리를 알려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우리의 무지로 인하여 보고도 모르거나 못 느꼈을 뿐, 자연은 수십 년, 수백 년에 걸쳐 무수히 많은 세상의 진리를 말해왔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연의 변화를 눈여겨보게 되고 그럼으로써 조금 알게 되는 것 같다.

태양은 이 세상 모든 어둠을 밝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인지를 알려주고, 달은 어두운 밤하늘을 밝힌 후 그대 창문을 은은하게 비추면서 소외받는 영혼들의 소중함을 알려준다. 

바람은 가끔 우리 가슴을 시원하게 풀어헤치면서 속을 비우고 함께 어울리는 법을 알려주고, 풀꽃들은 보도블록이나 아스팔트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결국엔 뿌리째 뽑힐 것을 알면서도 피어나 생명이 얼마나 모진 것인지,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 준다.

-나동수 수필집 "시와 당신의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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