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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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 07:03
우리가 정말 쉽게 하는 말 중에 하나가 ‘함께’라는 말이다. 그런데 그것은 말이 쉽지 실제는 정말 어려운 말이다. 내가 이 말이 어렵다고 하는 이유는, 진정으로 함께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까지 헤아려야 할 뿐 아니라 아울러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불우이웃과 함께 하면서 함께 돕고 살기 위해 시설을 방문하기도 하고 기부를 하기도 하지만, 그 도움을 받는 입장을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입장보다는 자신의 만족을 먼저 생각하거나, 자신의 선행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란다.
물론 그 조차도 못하는 사람이 많고 사람은 누구나 그런 과시욕이 있기에,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하다. 다만 나는 담쟁이를 보면서 진정으로 함께 하고 함께 간다는 의미에 대하여 생각을 해 보았다.
흔한 예로 산행 중에 체력이 약한 친구가 있을 경우, 그 친구가 체력이 약하니 우리 천천히 가 주자고 말한다면, 때로는 그 친구에게 엄청난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잠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가 아니라, 아무도 모르게 도와주는 것이다.
어쩌면 사람을 지탱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자존심일지 모르는데, 안 그래도 힘들어진 사람에게 자존심마저 상처 입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담쟁이는 자신이 움직이는 것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다.
-나동수 수필집 "시와 당신의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