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아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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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07:18
해가 지고 어둠이 밀려와 세상이 깜깜하게 변해도, 밤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 하늘에 달도 없고 별이 하나도 뜨지 않았어도, 세상이 대 정전으로 모든 불빛이 사라졌어도, 가까이 서면 희미하게나마 사물이 보인다.
그것은 아마, 구름 너머에 태양을 비롯한 아주 밝은 별들이 빛을 갈무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들은 그 자체로 희미하나마 빛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어둠조차 그 속에 빛이란 씨앗을 잉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가 각박해지고 세상이 절망적으로 변해 모든 꿈과 희망이 사라져 가도, 그 속에는 잠재된 별과 같은 꿈과 희망이 존재한다. 그 별빛이 지금 당장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것이 아니며, 그 누구도 빛을 막을 수는 없다.
아무리 두꺼운 먹구름이 태양을 가로막아도 모든 빛을 다 막을 수는 없으며, 우리가 두 눈을 감은 채 태양을 바라봐도 태양은 우리를 눈 부시게 하는 것처럼, 우리의 꿈, 우리의 희망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그것은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암울하게 변하고 그로 인해 우리가 절망에 빠지더라도 빛이 있고 희망이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눈을 감아도 태양이 뜨는 한, 꿈이 있고 희망이 있다.
-나동수 수필집 "시와 당신의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