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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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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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시선]

간혹 고속버스 정류장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출발을 기다릴 때, 내가 탄 차는 가만있는데 옆 차가 움직여, 마치 내가 탄 차가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그것은 우리 인간의 몸이 시각에 민감하여, 자신은 움직이지 않았음에도 움직인 것처럼 착각한 것이다.

그렇게 주위 사물의 사소한 움직임이 우리에게 아주 큰 착각을 일으키고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을 보면,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다른 사람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게 되면, 그 시선이 너무 크게 와 닿아 우리의 행동을 제약할 수도 있는 것이다.

대중 앞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은 자신을 백척간두에 올려놓는 것이다. 그래서 평소 남자들 앞에서는 말을 잘 하던 사람이, 여자 앞에만 서면 말을 못하고 더듬기도 하고, 친구들 앞에서는 말을 잘 하다가도, 대중 앞에만 서면 얼어붙어 말을 잘 못하거나 더듬는 것이다.

우리가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믿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그로 인해 정신이 분산되어 눈앞의 일에 몰입하지 못하니 당연히 잘 될 수가 없다. 그 자리에 선 이상, 자신을 믿고 주변의 움직임을 무시해야 한다. 그래야 평지로 내려설 수 있게 된다.

평소 우리가, 태풍의 1,000배 속도로 날아가고 있는 지구에 맨몸으로 탑승해 있으면서도, 그 속도를 무시하고 있음을 떠올려본다면, 우리 주변의 움직임은 아주 미미한 것이며, 주변의 어떠한 움직임도 우리가 의식하지 않는다면, 공허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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