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설렘 나의 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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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설렘 나의 떨림

[나의 설렘 나의 떨림]

이건 비밀이었는데, 시를 쓴 이상 이미 비밀이 해제되었다. 나에겐 사실 첫사랑이 두 명이다. 한 명은 소꿉친구고, 한 명은 대학교 들어가서 처음 사귄 이성이다. 물론 둘 다 못 본 지 40년이 다 되었고, 굳이 찾지 않는다.

소꿉친구는 그 존재 자체로 아련한 추억이고, 대부분 어릴 때 헤어지지만, 나는 그녀를 대학 들어가서도 몇 번 만났고, 그때까지 나는 그녀를 나의 천사로 생각하였지만, 우리는 요즘 흔히 말하는 여자사람 친구처럼 그렇게 스스럼없는 사이로 지내다 헤어졌다.

그리고 두 번째 나의 첫사랑은, 대학교 1학년 즈음 알게 된 여학생인데, 과장을 안 보태도 정말 예뻤다. 첫사랑이 설렘과 떨림이라면, 그녀는 나에게 엄청난 설렘과 떨림으로 다가왔고, 그토록 아름답던 날들은 어느 순간 너무 쉽게 떠나가 버렸다.

바쁜 세월 속에 다 잊었다 생각했는데, 잊혀져야 마땅한데 나이가 들수록 기억이 또렷해진다. 우리가 낙원을 찾아 함께 헤매던 밤에는, 별마저 안타까워 우리를 응원하고 있었음을, 그때 떨림으로 속이 하얗게 된 머리는 느끼지 못했지만, 이제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어서야 그때의 진동이 느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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