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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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 여정

[안개 속 여정]

최근 몇 년간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해지다, 몇 해 전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조금 줄었지만, 세상은 여전히 혼탁하다. 오히려 황사 미세먼지에,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까지 합쳐져 세상은 더욱더 혼탁해졌다.

물론 이 모든 혼란의 원인은, 다른 생명들에 대한 배려와 조화를 생각 않는 사람들의 이기심과 욕심이겠지만, 그로 인해 지구가 열을 받고, 세상은 갈수록 메말라가고, 삶은 점점 황폐해지니, 세상일을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다.

게다가 국제 정세 불안과 금리 인상, 물가상승으로 세상은 갈수록 혼탁해지고 서민들의 삶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언제고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가끔 안개가 낄 때면 마치 우리 서민들의 삶이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에 휩싸인 것만 같다.

그러다 보니, 바다나 호수가 없는 내륙에서 날씨가 맑은 날에도, 가끔 안개 같은 것들이 자욱하게 끼어, 안 그래도 힘겹게 버텨오던 산어귀와 강가의 작은 생명들의 목을 조르니, 숨을 힘차게 들이쉬고 앞으로 나아가려 해도, 몇 발자국 나가지도 못해 숨이 차 온다.

그런 날에는, 산이라고 저 홀로 맑고 저 홀로 청량할 수 없어 고개를 숙이고, 바다는 안개에 잠겨 수심이 가득하다. 안개 속을 헤쳐 가는 것이 삶이라고, 이제껏 잘 헤쳐오지 않았냐  라는 별들의 위로의 말도, 오늘은 안개 속에서 길을 잃고 웅웅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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