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 가끔은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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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6 05:41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먼저 줍는다는 말도 맞지만, 조금 게으른 우리는 항상 그 반대의 말이나 거기에 빗댄 엉뚱한 말을 늘어놓기도 한다. 늦게 일어나는 새가 행복하다 라거나, 모이가 많은 새는 굳이 일찍 일어나지 않는다 같은.
저 속담은 부지런함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겠지만, 우리나라는 사실, 경제 발전기를 거치며 다들 바쁘게 살다 보니, 아직도 그 습성이 몸에 배어있다. 정말 일찍 일어나 모이를 줍는 새처럼 부지런한 것은 좋지만, 이제는 주위를 돌아볼 여유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워라벨이라는 말이 화두가 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도 오래전부터 노동집약적 산업구조에서 기술집약적 산업구조로 바뀌면서, 삶의 질을 중요시하고 여가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발전하니, 그동안 열정과 희생을 통해 모이를 모아두었다면 조금의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
여러 위기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이때 너무 한가한 소리인지 모르지만, 우리 노동시간도 주 5일 근무로 들어섰고, 이제는 자동화로 인해 점점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어, 노동시장에 변화가 온다면 여가 시간 활용은 더 중요해질 것이고, 설사 또 다른 위기가 온다 할지라도 날개를 좀 쉬어둘 필요가 있다.
어느 날 옥상에서 하늘을 보는데 새가 한 마리 선회하면서 날고 있다. 분명 새의 개체 수가 인간보다 많을 것임에도 새가 하늘을 까맣게 덮은 것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것은 대부분의 새들이 평소에는 땅이나 나무 위에서 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새는 멀리 갈 때가 아니면 결코 직선으로 날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