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지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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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 06:23
암울한 고통의 시간, 모두가 나를 떠나가고 삶에 대한 모든 의욕을 상실하여, 맨정신에 세상을 살아내기 어려워 술이 내 몸과 마음을 모두 잠식해버렸을 때, 새벽녘 느끼는 타는 것 같은 목마름이 바로 삶의 의지였다.
어두운 골방에서 술에 찌들어, 어항 속의 곰장어처럼 바닥에 축 늘어져 허우적거리는 몸으로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끝내 몸을 뒤집어 손을 짚고 짐승처럼 기어서 물을 찾아 마시는 것은, 비록 다시 드러눕는다 할지라도, 삶의 의지의 발현이라 할 것이다.
몸에 어떠한 전기적 신호도 전달되지 않는, 다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우리의 몸은 본능적으로 삶의 의지를 발동시키듯, 세상살이 아무리 힘들고 암울하다 할지라도 몸이 간절히 보내오는 삶의 의지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요즘 갈수록 쉽게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 하나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으며, 때론 누구나 넘어질 수 있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질 수도 있겠지만, 늪보다 더 질퍽한 진흙탕 속에 빠졌다 할지라도 일어서야 한다.
어둠 속을 기어가 끝끝내 물을 찾듯, 팔을 짚고 무릎을 딛고 다시 일어나 걷는 것이다. 그냥 다시 일어나 걷다 보면 햇빛이 비칠 것이고, 다시 걸으며 하늘을 보면, 멀리서 별들이 어둠을 뚫고 올 것이며, 다시 걷다 보면 어느새 그대 가슴에 별이 자리를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