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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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은하수]

별처럼 맑고 아름다운 빛이 또 있을까? 별은 자신을 태워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이기에 별빛은 언제나 그 자체로 신성하고 순수하고 아름답다. 그런 별들이 모여 강을 이루니 은하수는 당연히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흔히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별빛이, 끝없는 우주의 시공간을 넘어오는 과정에서 이미 소멸한 별의 빛일 수 있다고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저 별빛은 얼마나 많은 우주의 산맥을 넘어왔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토록 먼 길을 와 강물을 이루고 세상에 꿈과 희망과 환상을 심어주지만, 은하수를 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은하수는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만 관찰되기 때문이다. 도시의 이기적인 불빛 공해가 있으면 볼 수 없고, 심지어 달이 떠도 보기 어렵다.

199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여 밤하늘이 완전히 깜깜해졌을 때, 은하수를 처음 본 사람들이 하늘에 이상한 구름이 나타났다고 신고했을 지경이라 하니, 도시에서는 광공해로 은하수를 보기가 정말 어렵다.

은하수는 그야말로 세상이 모두 잠든, 깜깜한 밤하늘이 눈물로 정화되었을 때 만들어지는 꿈결 같은 은빛 강이다. 그 강에는 아직도 토끼가 쪽배를 타고 있고, 지상에서 올라간 무수히 많은 꿈과 사랑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나동수 수필집 “시와 당신의 이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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